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법원이 12·3 내란 당일 여야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기 위해 꾸려진 ‘체포조’가 존재했다고 처음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싹 다 잡아들이라’며 정치인 등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정치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어도 방첩사령관 여인형이 김용현의 지시에 따라 정치인 10여명에 대한 체포 지시를 받았고, 윤 전 대통령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정치인 체포를 지원하라는 취지의 지시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계엄 당일 ‘정치인 체포조’가 실제 임무를 부여받고 국회로 출동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방첩사 체포조의 임무가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 국회의원 내지 정치인들을 체포하거나 체포된 사람을 인계받아 구금시설에 이송하는 등 체포활동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첩사 수사관들이 체포조를 국회로 보낼 때 조별로 대상자의 이름을 각각 호명하면서 명시적으로 지정한 점 등을 근거로 체포조 인원들이 국회로 출동하라는 지시를 받을 때부터 대상자가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첩사 체포조 인원들이 국회 출동 지시를 받고 조별로 임무 대상자를 부여받은 후 수사장비세트를 확인하고 챙겨 출동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장비세트 안에 방검복, 수갑, 포승줄, 삼단봉 등이 들어있었으며, 이런 장비는 사람을 제압해 체포 활동을 하거나 이를 보조하기 위해 마련된 장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방첩수사관들이 야간에 조를 이뤄 임무대상자를 부여받아 국회로 출동하면서 이런 장구들을 지참했다는 사실이 그들이 임무 대상자를 체포·구금하는 행위에 관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있는 강력한 정황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체포조가 실제 정치인들을 포박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까지 나아가진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체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수갑 등 장비를 챙겨 출동한 이상 그들이 체포행위의 구체적 실행행위에 나아가야만 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협박이 성립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방첩사 체포조와 경찰이 적극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실제로 접선해 임무 내용에 대한 회의를 하려고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판단했다.
핵심 포인트
– 법원이 12·3 내란 당일 정치인 체포를 목적으로 한 ‘체포조’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 재판부는 체포조의 임무가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 정치인 체포 및 구금시설 이송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 재판부는 체포조 인원들이 수갑 등 체포 장비를 지참하고 국회로 출동한 점을 체포 의도를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으로 봤다.
출처: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202253001/